
서론: 폭력의 기억 속에서 살아남는 법
영화 <더 브레이브 원>은 사랑하는 사람을 눈앞에서 잃은 여성의 이야기다.
주인공 에리카는 데이트 중 괴한의 습격을 받아 연인을 잃고, 자신도 중상을 입는다.
사건 이후 그녀는 이전의 자신과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된다 —
거리의 소음은 위협으로, 낯선 시선은 공포로 다가온다.
그녀는 ‘세상이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을 내면화하면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극단적 방법으로 ‘무장’하기 시작한다.
사회복지 실천에서 트라우마는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삶의 구조를 송두리째 흔드는 심리적 경험이다.
특히 폭력 피해자는 ‘통제 상실’의 경험 이후 ‘자기방어’를 통해
다시 세상과 관계를 맺는 과정을 겪는다.
이 영화는 그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트라우마 치유의 과정에서 사회복지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본론: 트라우마 후 회복과 자기방어의 사회복지적 해석
1. 외상 후 스트레스(PTSD)와 통제감의 상실
에리카는 사건 이후 불면, 과각성, 회피, 과도한 경계심 등 전형적인 PTSD 증상을 보인다.
그녀의 불안은 단지 공포가 아니라 ‘통제력을 잃은 자신’에 대한 두려움이다.
사회복지사는 초기 트라우마 개입 시, 내담자가 안전감을 회복하고
감정 표현을 허용받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안정화(stabilization)’ 단계의 개입이 중요하며,
심리적 지지와 의료적 연계를 통해 신체·정서적 회복을 병행해야 한다.
2. 자기방어에서 회복으로: 인지행동적 전환
에리카는 폭력적 복수를 통해 자신을 지키려 하지만,
그 과정은 오히려 또 다른 트라우마를 심화시킨다.
이는 ‘부적응적 자기방어(maladaptive coping)’의 전형이다.
사회복지사는 인지행동치료(CBT)나 노출치료를 통해
내담자가 두려움의 자극을 점진적으로 재구성하고,
‘방어’ 대신 ‘회복적 통제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3. 사회적 지지체계의 복원
트라우마의 치유는 관계를 통한 신뢰 회복에서 비롯된다.
영화 속 에리카는 경찰과의 대화, 라디오 청취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다시금 ‘연결’을 경험한다.
사회복지사는 내담자가 사회적 고립에서 벗어나도록
지지집단(Support Group), 트라우마 서바이버 네트워크,
자조모임(Self-help group) 등을 연계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4. 회복탄력성(Resilience)과 자기결정(Self-determination)
에리카는 결국 ‘자신의 선택’을 통해 사건을 마무리한다.
그 선택은 완벽하진 않지만,
‘두려움 속에서도 자신을 지키는 용기’라는 의미를 갖는다.
사회복지사는 내담자가 트라우마 경험을 자신의 일부로 통합하고,
삶의 주체로 다시 설 수 있도록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개입을 수행해야 한다.
결론: 상처 속에서도 삶은 계속된다
<더 브레이브 원>은 폭력 피해 이후의 삶이 단순히 회복으로 끝나지 않음을 보여준다.
트라우마는 흔적을 남기지만, 그 흔적 속에서도 인간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사회복지사의 역할은 ‘피해자’를 ‘생존자(survivor)’로,
나아가 ‘행동의 주체(actor)’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지지하는 것이다.
결국 이 영화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
“두려움 속에서도 다시 세상을 향해 나아가라.”
사회복지는 바로 그 여정에 함께하는 동반자의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