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 다시 마주한 나의 봉사 이야기
어느 날 자원봉사센터 홈페이지를 둘러보던 중, ‘자원봉사 수기 공모전’이라는 작은 배너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봉사를 해오면서 나름대로의 보람도 있었고, 잊지 못할 경험도 많았기에, 그동안 마음속에만 간직했던 이야기들을 꺼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기를 써본 건 처음이었다. 하지만 이건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었다. 오래된 사진을 다시 꺼내보며, 사람들의 얼굴과 감정이 떠올랐고, 잊고 있었던 작은 사건 하나하나가 퍼즐처럼 맞춰지며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졌다. 글을 쓰는 동안 나는 ‘왜 봉사를 시작했는지’, ‘그 속에서 무엇을 느꼈는지’를 다시금 마주하게 되었고, 그 경험들이 지금의 나를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도 깨닫게 되었다.
공모전 참여 과정과 느낀 점
1. 참여 동기
- 단지 수상 목적이 아니라, 나의 봉사 경험을 정리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 나눔의 감동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고, 혹여 누군가에게 작은 울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펜을 들었다.
2. 글쓰기 과정
- 처음엔 어떻게 시작할지 막막했다. 하지만 ‘한 장의 사진’에서 시작하니 자연스럽게 기억이 풀렸다.
- 나는 요양원에서의 자원봉사 경험을 바탕으로 썼고, 대상 어르신과의 짧지만 깊은 관계를 중심으로 풀어나갔다.
- 봉사 당시의 냄새, 대화, 표정까지 떠오르며 문장을 구성했고, 마지막엔 고인이 된 어르신께 편지를 쓰듯 마무리했다.
- 글을 완성하는 데까지 약 2주 정도 소요되었고, 몇 번의 퇴고 끝에 제출했다.
3. 공모전 결과
- 수상은 하지 못했다. 하지만 전혀 아쉽지 않았다.
- 나의 봉사활동이 단지 나만의 경험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공유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이야기였다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 글을 읽은 친구와 선생님들이 ‘감동받았다’, ‘나도 봉사해보고 싶다’고 말해준 것이 오히려 큰 보람이 되었다.
4. 배운 점
- 봉사는 실천이고, 수기는 성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내가 무심코 지나쳤던 감정과 기억이 글로 정리되며 하나의 의미 있는 ‘기록’으로 변했다.
- 다른 참가자들의 수기를 읽으며 다양한 삶의 모습과 봉사 방식들을 배울 수 있었다.
- 글을 통해 봉사를 ‘단순한 행동’이 아닌 ‘마음의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는 걸 경험했다.
봉사를 글로 남기는 또 하나의 나눔
공모전에 참여하고 나서 봉사를 대하는 나의 태도도 조금 달라졌다. 그전에는 다소 의무감처럼 느꼈던 활동도, 이제는 ‘하나의 이야기’로 바라보게 되었고, 그 안에 담긴 감정들을 더 소중하게 느끼게 되었다. 글을 쓴다는 건 단지 기록하는 일이 아니라, 다시 그 감정을 꺼내고, 곱씹고, 의미를 되새기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우고 자랐는지 비로소 알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에피소드일 수 있지만, 그 경험은 나에게 있어 아주 큰 울림으로 남아 있다. 앞으로도 계속 봉사를 하며, 그 이야기들을 차곡차곡 모아갈 것이다. 기억을 글로 남기는 이 여정이야말로, 봉사의 또 다른 방식이자 가장 따뜻한 나눔이라는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