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의 안전망을 책임지는 전문가, 사회복지사
현대 사회에서 다양한 사회문제는 점점 복잡하고 다층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경제적 빈곤, 가족 해체, 고령화, 정신질환, 다문화 문제 등은 단순히 한 개인이나 가정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구조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사회복지사는 단순히 도움을 주는 사람을 넘어, 대상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 구조 속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전문가로 기능한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는 복지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대상자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으며, 이들의 욕구 역시 세분화되어가고 있다. 사회복지사는 상담, 사례관리, 프로그램 기획 및 평가, 자원연계, 행정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대상자의 삶 전반에 걸쳐 개입하게 된다. 또한, 사회복지사는 '전문직'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윤리적 책임과 사명감을 지녀야 한다. 단순히 규칙을 따르는 것을 넘어, 인간에 대한 존엄한 시선을 유지하고, 대상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자세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윤리는 일상의 실천 속에서 발현되며, 때로는 현실적인 갈등 상황 속에서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이 글에서는 사회복지사의 역할이 시대적 변화와 함께 어떻게 확대되어 왔는지, 그리고 그 역할 수행에 있어 왜 윤리적 기준이 필수불가결한 요소인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살펴보려 한다.
사회복지사의 역할과 실천 현장의 윤리적 기준
사회복지사의 역할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직접 서비스 제공자로서 대상자와의 1:1 상담, 욕구 파악, 서비스 연계 등을 통해 개인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정서적 지지뿐 아니라 법적·경제적 지원도 동반되며, 대상자가 자립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동행하는 과정이 포함된다. 둘째, 옹호자로서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대변하고, 제도적 차별이나 불평등한 구조를 공론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단순한 개인 상담을 넘어서 사회 구조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고, 제도개선을 위한 정책제안까지 포함된다. 셋째, 조정자 및 조직가로서 다양한 사회자원과 기관을 연결하고, 커뮤니티 기반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지역사회 복지체계를 조정하는 일을 한다. 이러한 역할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실천 현장에서는 동시에 요구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회복지사는 수많은 윤리적 딜레마에 직면한다. 예를 들어, 대상자의 정보 보호와 가족의 알 권리 사이의 충돌, 기관의 정책과 대상자의 욕구 간 불일치, 그리고 개입의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할 것인가 하는 실천적 고민이 끊임없이 따라온다. 이때 사회복지사는 한국사회복지사협회의 윤리강령을 비롯한 전문적 기준에 따라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며, 무엇보다 '인간 존중'과 '자기결정권의 존중'이라는 핵심 가치를 기반으로 행동해야 한다. 또한 전문가로서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유지하면서도, 권력 남용이나 관계의 경계 허물기 등과 같은 위험 요소에 대해 스스로 경계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윤리적 판단은 단순히 규범의 암기가 아닌, 끊임없는 성찰과 사례 기반의 실천을 통해 형성되는 일종의 전문성이라 할 수 있다.
윤리와 역할이 공존할 때 진정한 사회복지가 시작된다
사회복지사의 역할은 단순히 행정적인 복지서비스 제공을 넘어서, 인간 존엄성과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매우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다. 그리고 이러한 역할은 사회복지사 개인의 철학과 윤리의식, 전문성에 따라 질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그만큼 사회복지사는 윤리적 기준을 명확히 내면화하고, 복잡한 현장에서 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우리가 윤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사회복지가 단순한 '서비스'가 아닌 '사람을 위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정답이 없는 문제를 마주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때 윤리는 나침반이 되어준다. 아무리 좋은 제도와 정책이 마련되어 있어도, 이를 운용하는 사람이 윤리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면 복지의 본질은 훼손된다. 또한 사회복지사의 윤리적 실천은 대상자뿐 아니라, 동료, 조직, 나아가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앞으로 사회복지의 전문성이 더욱 강조되고, 대상자의 욕구가 복잡해질수록 윤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역할 수행의 기준점으로서 자리 잡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사회복지사의 역할과 윤리는 서로 분리할 수 없는 개념이며, 이 두 가지가 균형을 이룰 때 진정한 복지실천이 가능하다. 사회복지사는 단순한 업무수행자가 아닌, 사람을 위한 가치를 실현하는 실천가로서, 매일의 현장에서 윤리적 선택을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존재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