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론: 들리지 않음 속에서 들으려는 마음
영화 <원더스트럭>은 1927년의 소녀 로즈와 1977년의 소년 벤이 각각 청각장애 또는 청각상실을 경험하며 ‘듣지 못함’이 그들의 세계를 가두지 않도록 스스로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다. :contentReference[oaicite:1]{index=1} 로즈는 외롭고 과잉보호된 환경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와 존재를 찾기 위해 뉴욕으로 향한다. 벤은 어머니를 잃고 청각을 부분적으로 상실한 뒤, 아버지를 찾기 위해 도시로 나아간다. 이 두 이야기는 감각장애 아동이 겪는 이중 배제—장애로 인한 타인의 무관심과 정체성의 혼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사회복지 실천의 맥락에서 보면, 감각장애 아동은 단지 ‘도와줘야 할 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의 주체’다. 청소년의 발달과정 중 정체성 형성(identity formation)은 핵심 과업인데, 감각장애가 있는 아동에게는 이 과업이 더욱 복합적이고 도전적인 여정을 요구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영화는 감각장애 아동이 경험할 수 있는 고립감, 자기표현의 제한, 관계망의 부족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체성을 수립해 나가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본론: 감각장애 아동의 정체성 형성과 사회복지적 개입
첫째, 내적 자원으로서의 장애 경험 재정의이다. 로즈와 벤은 자신이 ‘듣지 못한다’는 사실을 삶의 태풍처럼 경험하지만, 그 경험을 통해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게 된다. :contentReference[oaicite:2]{index=2} 사회복지사는 감각장애 아동이 자신의 차이를 ‘약점’이 아닌 ‘독특한 시선과 경험’으로 재해석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예컨대 장애정체성(Disability identity)을 긍정적으로 탐색하고, 이를 표현할 수 있는 집단활동이나 예술치료 등이 유용하다.
둘째, 표현의 다양성과 소통의 확장이다. 영화 속 두 인물은 언어(수어) 또는 비언어적 표현을 통해 자신을 타인과 연결시킨다. 이는 감각장애 아동이 전통적 언어 중심의 사회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찾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사회복지사는 학교·지역사회 내에서 수어교육, 보조기술(Assistive technology), 의사소통 지원 체계를 구축하며, 또래교류 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셋째, 관계망 구축을 통한 정체성 회복이다. 로즈와 벤은 각자의 여정 속에서 같은 공간(뉴욕의 박물관 등)으로 향하며 ‘나만의 이야기’가 ‘누군가의 이야기’로 연결되는 경험을 한다. :contentReference[oaicite:3]{index=3} 이는 감각장애 아동이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고, 서로 닮은 또래 또는 성인과의 관계를 통해 정체성을 확장해 나가는 과정을 나타낸다. 사회복지사는 장애친화적 또래모임이나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클라이언트가 사회적 연결망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도록 돕는다.
넷째, 환경적 지지와 제도적 옹호의 중요성이다. 영화가 도시·박물관·문화공간 등에서 펼쳐지는 만큼, 감각장애 아동이 속한 환경 역시 중요함을 시사한다. 사회복지사는 학교, 여가시설, 지역사회 공간이 장애친화적으로 설계되도록 옹호하고, 개별 프로그램 뿐 아니라 제도적 지원(예: 유니버설디자인, 장애인권 교육)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결론: 소리 너머 존재를 듣다
영화 <원더스트럭>은 ‘들리지 않음’이 결코 ‘존재하지 않음’이 아님을 보여준다. 감각장애 아동이 겪는 불안, 고립, 정체성의 혼란은 이 영화 속 두 아이의 여정에서 진솔하게 드러난다.
사회복지의 과제는 이들이 ‘누군가의 보호 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꾸려가는 주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감각과 언어의 장벽을 넘고, 표현과 관계의 장을 넓히며, 제도와 환경을 함께 바꾸는 복합적 개입이 필요하다.
결국 이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는 “내가 들리지 않아도 — 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이며, 이는 사회복지가 지향해야 할 핵심 가치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