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론: 중독의 굴레와 청년기의 상실
영화 <트레인스포팅>은 1980~90년대 스코틀랜드의 사회적 불황 속에서 청년들이 헤로인에 중독되어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주인공 렌튼과 친구들은 현실의 빈곤, 실업, 무의미한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약물에 의존하지만, 결국 중독은 삶을 더욱 파괴한다. 사회복지적 시각에서 이는 약물 중독이 단순히 ‘의지 부족’의 결과가 아니라 사회적 배제와 구조적 빈곤 속에서 형성되는 현상임을 보여준다. 중독은 개인의 삶뿐 아니라 가족, 지역사회, 사회 전체에 파급효과를 미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개입과 체계적인 복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본론: 약물 중독과 사회복귀 프로그램의 사회복지적 접근
첫째, 약물 중독은 생물·심리·사회적 문제다. 렌튼이 중독에서 벗어나려 시도하지만 반복적으로 재발하는 모습은 중독이 단순히 의지로 끊어낼 수 없는 질병임을 보여준다. 사회복지사는 중독을 ‘도덕적 실패’가 아닌 치료 가능한 질환으로 바라보고, 의료·심리·사회적 접근을 통합한 지원을 설계해야 한다.
둘째, 재활 프로그램은 단계적이고 다학제적이어야 한다. 해독(detox), 치료, 심리상담, 직업훈련, 주거 지원이 연속적으로 제공되어야 재발을 최소화할 수 있다. 영화 속 청년들이 사회적 지지망 없이 방치되면서 다시 중독으로 빠지는 모습은 지원체계의 부재가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드러낸다.
셋째, 또래 집단의 영향은 중독과 회복 모두에 결정적이다. 렌튼이 결국 친구들로부터 벗어나 독자적으로 새로운 삶을 선택하는 장면은 사회적 관계 재구성이 회복의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준다. 사회복지사는 자조모임, 동료상담(peer support) 프로그램을 통해 긍정적인 또래 지지를 촉진할 수 있다.
넷째, 사회적 낙인을 줄이고 복귀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약물 중독자는 종종 범죄자·문제인으로 낙인찍혀 사회복귀의 문턱에서 좌절한다. 사회복지사는 고용주·지역사회와 협력하여 회복자가 일상과 노동에 복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다섯째, 예방과 조기 개입이 병행되어야 한다. 영화 속 청년들의 몰락은 구조적 빈곤과 기회 박탈에서 비롯되었다. 청소년기부터의 예방교육, 가정·학교 기반 프로그램, 지역사회 안전망은 중독으로 빠지는 위험을 줄이는 데 필수적이다.
결론: 회복을 위한 사회적 책임
<트레인스포팅>은 약물 중독이 개인의 선택을 넘어 사회적 구조와 연결되어 있음을 강렬하게 보여준다. 동시에 회복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적절한 지원과 지지 속에서 가능한 과정임을 시사한다.
사회복지의 역할은 중독자에게 단순한 금단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와 회복, 그리고 사회적 복귀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것이다. 주거, 고용, 교육, 관계 회복이 함께 이뤄져야 진정한 회복이 가능하다. 결국 약물 중독 문제는 사회 전체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과제이며, 사회복지는 그 중심에서 회복의 길을 열어주는 촉진자가 되어야 한다. <트레인스포팅>이 남긴 메시지는 “중독자는 포기할 대상이 아니라, 회복의 길 위에 있는 동행자”라는 것이다.